관리 메뉴

나르사스의 세상 경영 연구소

VR시대의 미래는 '이것'이 쥐고 있다 본문

IT, 게임 산업

VR시대의 미래는 '이것'이 쥐고 있다

나르사스 2016.04.06 12:30

   이번 주제는 그 유명한 VR입니다. 제가 제일 먼저 체험한 곳은 중국대사관 문화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시된, MBC가 개발한 고궁 관련 콘텐츠였는데, 처음에는 심드렁했지만 이게 들어가 보니까 완전 신세계 더란 말이죠. 


   다만 이런 걸 처음 경험했다면 VR의 미래에 대해 꽤 좋게 봤겠지만 불행히도 예전에 3D 열풍이 들 때 어떤 경과를 거쳐 어떻게 무너졌는지 많이 봐왔고, 무려 80년대부터 일본, 미국 문화 콘텐츠에 익숙해진 제게는 불안요소가 뻔히 보여서 VR의 미래를 낙관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돈 벌 구석이 꽤 많은 콘텐츠는 확실합니다, 키 포인트만 제대로 쥐면 말이죠.


진입 장벽

   1세대 VR의 선공은 오큘러스 리프트, 지금까지의 스마트폰 결합형 디바이스가 아닌, 독립HMD계 디바이스입니다. 문제는 가격으로 최종 가격이 599, 약간 허들이 높습니다. HTC의 바이브는 무려 799달러니 일반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닙니다. 


그나마 싼 DEV2 킷이 399달러지만, 일반인용은 아니고, 제대로 즐기기 위한 최소 구성품, 즉 유저제공버전이 599달러, 사실 일반소비자 대상의 물건이 그렇게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건 아이패드 정도? 게임기의 경우 400달러만 돌파해도 시장에서 '필패'하거나 그 가격으로 버티는 동안 판매곡선이 완만하게 내려갔습니다.


   주로 게임 콘텐츠가 제공이 될텐데, 이런 기기의 특성상 599는 2006년에 소니가 보여줬듯 무리가 있는 가격이고요, 보통 기기가 판매탄력을 받는 구간이 349~399달러 구간이고 일반 소비자에게도 보급이 되는 가격은 299달러입니다. 라이트 유저 만족과 보급을 중시하는 닌텐도의 경우 이를 잘 지켜서  249달러라는 가격선을 최대한 충실히 지키려고 하고 있죠(이걸 무시했을 때 타격을 받았고요).


  단순가격으로 접근성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얼리 어댑터나 VR 개발자를 중심으로 보급될 것 같습니다. 예전 PS3가 599~699달러로 발매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소비지수가 별로 변하지 않은 (오히려 열악해진) 지금 시점에서 로켓 스타트나 저변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겠죠.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하드웨어들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고 디바이스 = PC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바이브를 사용하기 위한 권장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엔비디아 GTX 970 / AMD 290 이상

- 인텔 i5-4590 이상

- RAM 8GB 이상

- HDMI 1.3 비디오 출력

- USB 3.0 포트 2개 이상

- 윈도우 7 SP1 이상


   딱 봐도 OS를 빼고 구입해도 GTX970이라는 녀석 때문에 100만 원을 아슬아슬하게 맞출 것 같은, 상황이라 구매 장벽은 확 뛰어버립니다. 물론 최소사양이라는 게 있지만 콘텐츠의 퀄리티가 높거나, 아니면 개발사가 실력이 없으면 권장사양도 겨우 맞추는 콘텐츠가 튀어나올 수도 있는데다 저 정도면 데스크톱 구매가 활발한 대한민국에서도 상위 유저가 겨우 살만한 제품입니다. PC게임 플랫폼인 스팀의 자료에 따르면 GTX970을 쓰는 구매자의 비중은 전 세계에서 1.3%에 육박합니다. 


   이 사양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PC 시장이 다시 타오를 조짐이 보이고요, 삼성이 이번에 PC사업부를 다시 꾸린 건 이런 수요를 기대한 게 아닐까 예상됩니다. 일반인에게는 저같이 부품을 사서 조립, 튜닝하는 것보단 대기업이 제공하는 솔루션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거든요.


   이 권장사양을 업계에선 VR Ready라고 부르는데 엔비디아의 이야기면 세계적으로 1,300만 대에 불과하다고 하니 세계 PC 보급률이 약 15억대임을 감안하면 1%에 달하는 상위권 유저라 할 수 있죠. 현재 

VR Ready의 수요층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료는 스팀의 자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2014년 자료 공개, 2015년은 아직 미공개), 대한민국에서 70만 명이니 이 중에서 1.3%의 유저라면 130만, 8300명을 각각 공략해야 하겠죠(이는 위에서 공표한 엔비디아의 자료와 거의 흡사합니다).


  현재 시장층이 아직 넓지 않아 확대를 해야 하는데, 599~799달러에 PC만 1000달러선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하기 힘들죠. 가격 장벽이 너무 높고, 일반인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가장 기대하는 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입니다. 주변장치없이 글래스와 동작인식센서만이 존재하는데 하드웨어적 요소가 적어서 가격을 상당히 낮출 수 있죠. MS가 보급을 위한 저가격정책을 쓸지는 두고봐야 알겠습니다만.


진입장벽 뒤에 있는 숨겨진 산

   이런 1세대에 저변 확대가 심히 곤란한 VR시장에 빛처럼 내려온 구원투수가 바로 소니의 PS VR 되겠습니다. 물론 가격이 399달러인데다 마더 하드웨어인 PS4가 399달러, 게다가 PS무브 + 카메라 119달러라는 결합형을 보면 주렁주렁 달린 게 많은 데다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다른 VR에 비해 가격적 접근성은 제일 높은데다 소니 입장에서는 기존에 3600만 대나 보급된 PS4에 보급한다는 가정하에 대당 접근 가격이 500달러가 되니, 1300만 대에 목숨 걸어야 하는 PC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보다는 사양이 뒤떨어질 수 있지만, 문화 보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완벽이 아니라 경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꽤 유리한 점입니다. 경험을 시켜야 보급을 시키죠. PS VR은 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VR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갖게 된 것입니다.



   또 하나의 관건은 콘텐츠일 것입니다. 3D, VR의 경우 공통적으로 가진 키워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체험’하는 데 있죠.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가 활에 내려앉는 장면, 소이탄이 화면으로 튕겨 날아오는 장면은 2010년 당시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며 이로 인해 수많은 3D 콘텐츠가 태어났었죠. 소니는 아예 3D Ready라고 해서 자사의 모든 제품을 3D를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접한 가장 훌륭한, 3D를 생각하고 만든 유일한 콘텐츠가 영화 '아바타(AVATAR)'입니다. 제가 본 것 중 유일하게 화면밖의 관객을 대상으로 인식하고 만든 콘텐츠에요. 여담으로 이 영화가 히트를 치자 3D 블루레이 공급 독점권을 파나소닉이 사들이는데, 제가 볼 때 이런 독점이 3D보급을 늦춘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쓸만한 콘텐츠가 사라져버린 격이니까요.


   하지만 이후에 나온 제품들은 단순히 레이어층을 나눠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잠깐 신기한 제품에 지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쉽게 질린 것 같습니다. 앞다투어 나오던 3D 블루레이도, 영화도 지금은 제작수가 급격히 줄다 못해 사라지다 시피했죠(투자자로부터 3D 영화를 만들라는 압박을 거부하던 크리스토퍼 놀런 같은 감독이야 한 숨 놓겠지만요).


   3D를 게임기인 닌텐도 3DS에 처음 대입시킨 닌텐도도 3D 기능만 뺀 닌텐도 2DS를 개발하고 강제사항이었던 3D 콘텐츠를 권장 요건으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닌텐도 2DS는 앞으로 열릴 VR산업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우선 3D 기능이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세일즈 포인트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사용자(아이들)이 아닌 구매자(부모)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점, 이게 VR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닌텐도 3DS를 처음 공개했을 때 아이들이 구토하는 일이 벌어져서 6세 미만에게 체험을 금지시킨 적도 있죠.


   그리고 홍보문제, VR은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SNS, 미디어로는 전혀 매력을 전달할 수 없고 이 VR 콘텐츠를 재생가능한 시설 및 장치만이 홍보수단이 될텐데, 이 장벽을 어떻게 효율적인 비용으로 깰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체험시설, 키오스크도 좋지만 현대 세상에 맞는 파급력은 바랄 수 없어요.


   체험을 기획이 없는 콘텐츠라면 VR로 나와도 시장을 개척할 수 없습니다. 유저들은 단순히 자신이 그 안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가 큰 관건이거든요. 결국 VR시장의 미래는 기기의 보급 이전에, 체험을 위한 제대로 된 기획이 뒷받침된 콘텐츠에 달려있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드실 경우, 공감 마크를 눌러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3 Comments
댓글쓰기 폼